네 집에 한집 꼴로 키운다는 반려 동물은 이제 우리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이 됐는데요. <br /> <br />웬만한 사람 못지 않게 대접받는 반려 동물도 있지만, 버려지고 학대받는 동물들도 적지 않습니다. <br /> <br />정하니 기자가 이들의 실태를 '더 하는 뉴스'로 직접 살펴봤습니다.<br /><br />[리포트]<br />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천만 명이라는 대한민국 <br /><br />[김수정 / 서울 강남구] <br />"단순히 동물이 아니라 저의 가족이고 동생이죠." <br /> <br />하지만, 해마다 9만 마리의 반려 동물이 버려지고 있습니다. <br /> <br />하루에 240 마리나 됩니다. <br /> <br />"각 지자체의 동물보호센터에서 유기동물을 구조하고 있는데요. 오늘 하루 동안 전문 포획사님과 함께 유기동물을 구조해 보겠습니다." <br /> <br />처음 찾은 곳은 경기도 고양시의 한 빌라. <br /> <br />홀로 살던 노인이 숨진 뒤 강아지 7마리만 남겨졌습니다. <br /> <br />난장판으로 변한 집안으로 들어서니 강아지들이 꼬리를 흔들며 반깁니다. <br /> <br />[싱크] <br />"사람이 그리웠나봐" <br /> <br />강아지 한 마리는 좀처럼 정든 집을 떠나려 하지 않습니다. <br /> <br />[싱크] <br />"안 갈거야? 너 거기 혼자 있으면 안돼 이리와." <br /> <br />품에 안자 따뜻한 체온이 느껴집니다. <br /><br />보호 센터로 가기도 전에 또 다른 구조 요청이 접수됩니다. <br /> <br />"첫번째 집에서 강아지 7마리 구조를 마쳤고요. 이제 또 다른 신고가 들어와서 다른 유기견을 구조하러 가보도록 하겠습니다." <br /> <br />[김대하 / 유기동물 포획사] <br />"요번 아이는 돌아다니면서 사람들한테 위협을 주는 아이에 대한 신고예요. 직접 손으로 잡을 수 없어서 뜰채같은 그물로 잡아야하는 상황입니다." <br /> <br />하지만 버려진 개들은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. <br /> <br />[싱크] 동네 아이 <br />(얘들아 너네 지나가는 개 못봤니?) <br />"걔 맨날 여기 사는데. 저 쫓아온 적도 있어요. 근데 저희 할아버지 한테는 꼼짝도 못해요." <br /> <br />숨돌릴 틈도 없이, 또 다른 강아지 세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를 구조했습니다. <br /> <br />[유기동물 신고자] <br />"놔두면 죽을거 같아서 일단 병원가서 치료를 했거든요." "등산 갔다가 이 놈이 따라오는 거야" <br /> <br />"사실 오늘 많아 봤자 한 두 건 정도 신고가 들어오지 않겠나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유기동물 구조 신고가 훨씬 많이 들어왔고. 이렇게 많은 동물들이 버려진다는 생각을 하니까 좀 안타까운..." <br /> <br />이들을 데리고 간 곳은 고양시가 운영하는 동물 보호소. <br /> <br />[소지현 / 동물보호센터 수의사] <br />"전염병이 있는지 검사하고 없으면 예방접종 후 견사로 이동하고 부상견이나 다친애들은 치료를 하고 입원장으로 들어가요." <br /> <br />백마리 넘게 수용할 수 있는 규모지만,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밀려드는 유기 동물들에 이미 포화 상탭니다. <br /> <br />끝내 새 주인을 못 만나면 안락사를 피할 수 없습니다. <br /><br />[김대하 / 유기동물 포획사] <br />"마음이 많이 아프죠. 괜히 구조했다 그냥 모른척 할걸 이런 생각이…" <br /> <br />[소지현 / 동물보호센터 수의사] <br />"여기서 일하는 사람은 동물들한테 정을 줘서도 안되고 안타까워 해서도 안돼요. 그럼 이 일을 못해요." <br /> <br />"이곳은 개인이 운영하는 유기견보호소입니다. 입양이 되지 않아서 안락사 위기에 처한 유기견들을 돌봐주는 곳인데요. 오늘 여기서 유기견 돌봄 체험을 해보겠습니다" <br /> <br />처음 본 사람도 잘 따르고, 쓰다듬어 달라고 달려드는 유기견도 있지만, 사람만 보면 마구 떠는 개들도 많습니다. <br /><br />[탁남일 / 유기견 보호소 소장] <br />"맨 처음엔 만지지도 못하게 했어요. 4년 됐나. 그래도 무서워해요." <br /> <br />옷은 금세 더러워졌고, 온몸이 녹초가 됐지만, 강아지들을 돌보는 사이 시간은 훌쩍 지나갔습니다. <br /> <br />"오늘 서너시간동안 유기견들과 함께 생활해 봤는데요.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도 많이들고 왜 이런 아이들을 버렸을까. 안타까웠습니다." <br /> <br />입양 신청은 가물에 콩 나듯하고, 어렵게 입양됐다 파양되는 경우도 파다합니다. <br /> <br />이 날도 사흘 전 입양됐던 유기견이 다시 돌아왔습니다. <br /> <br />[파양자] <br />"원룸에서 기르려 했는데 옆집에서 소리난다고… 그래서 어쩔수 없이" <br /> <br />[탁남일 / 유기견 보호소 소장] <br />"이놈이 잘 가서 적응을 했어야 했는데. 마음이 좋진 않죠." <br /> <br />정에 굶주린 유기견들과의 슬픈 하루가 또 저물어갑니다. <br /> <br />[싱크] <br />"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지는 않아요." "(유기한) 그 사람이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어" <br /> <br />채널A 뉴스 정하니입니다.
